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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인테리어 & DIY

인테리어 유튜브 200개 보고 시작했다가 벽에 구멍 냈습니다

인테리어 유튜브 200개 보고 시작했다가 벽에 구멍 냈습니다

인테리어 유튜브 200개 보고 시작했다가 벽에 구멍 냈습니다

제가 벽에 구멍을 낸 건 작년 3월 토요일 오전 11시였어요. 전동 드릴을 처음 써봤고, 각도를 잘못 잡았고, 그 순간 "아"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지름 12mm짜리 구멍이 거실 벽 한가운데 뻥 뚫렸어요. 전세 집이었어요.

이 글은 셀프 인테리어 성공기가 아니에요. 유튜브를 200개 넘게 보고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다가 제가 겪은 일들을 솔직하게 쓴 글이에요. 지금 셀프 인테리어를 준비 중이시라면 끝까지 읽어주세요.

시작은 야심 찼어요

이사한 집이 오래된 아파트라 분위기가 칙칙했어요. 인테리어 업체에 견적을 받아보니 500만원이 나왔어요. 그 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유튜브를 뒤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도배 영상 봤어요. "생각보다 쉬워요!" 다음엔 페인트 영상.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선반 설치 영상. "드릴만 있으면 됩니다!" 2주 동안 관련 영상을 200개 가까이 봤어요. 볼수록 자신이 생겼어요.

그래서 공구 쇼핑몰에서 전동 드릴, 수평계, 타일 커터, 실리콘건, 롤러, 마스킹 테이프를 샀어요. 총 18만원. 그리고 그 다음 주 토요일, 시작했어요.

첫 번째 사고 – 벽에 구멍

선반을 달려고 드릴로 벽에 구멍을 뚫었어요. 유튜브에서 본 대로 수평계로 위치를 맞추고, 연필로 표시하고, 드릴을 댔어요. 여기까지는 완벽했어요.

문제는 드릴 각도였어요. 영상에서는 "벽면에 수직으로" 라고 했는데, 저는 그게 얼마나 수직인지 감이 없었어요. 미세하게 비스듬하게 들어간 드릴이 벽 속 뭔가를 건드렸고, 그 순간 드릴이 팍 튀었어요. 그러면서 드릴 비트가 옆으로 미끄러졌어요.

결과는 계획했던 위치에서 3cm 옆에 생긴 지름 12mm 구멍이었어요. 한동안 그 구멍을 그냥 바라봤어요.

"유튜브에서 본 사람들은 왜 이런 일이 안 생겼을까요? 나중에 알았어요. 그 영상들은 편집된 거예요. 실수한 장면은 잘라냈어요."

두 번째 사고 – 페인트가 천장으로

구멍은 석고 퍼티로 메웠어요. 꽤 잘 됐어요. 사포질까지 하니까 거의 표 안 났어요. 자신감이 올라왔어요. 그래서 다음 미션, 포인트 벽 페인트 칠을 시작했어요.

롤러에 페인트를 묻히고 벽에 갖다 댔는데, 처음 롤러질에 페인트가 튀었어요. 위로요. 천장으로요. 흰 천장에 파란 페인트 방울이 여섯 개 생겼어요.

유튜브에서는 "롤러에 페인트를 적당히 묻혀야 해요"라고 했어요. 적당히가 얼마큼인지는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냥 적당히요.

천장 페인트 방울은 마르기 전에 수건으로 닦았어요. 닦이긴 했는데, 번졌어요. 지금 그 부분은 약간 얼룩이 있어요. 천장을 보면 아직도 보여요. 나만요.

세 번째 사고 – 인테리어 필름이 공기 방울 범벅

현관 신발장이 너무 낡아 보여서 인테리어 필름을 붙이기로 했어요. 유튜브에서 보면 스케이드 카드 하나로 쭉쭉 밀면 공기 방울이 빠지면서 깔끔하게 붙더라고요.

실제로 해보니 달랐어요. 필름을 붙이면서 한 손으로 누르고 다른 손으로 밀어야 하는데, 손이 두 개밖에 없어서 매번 한쪽이 들렸어요. 들린 틈으로 공기가 들어갔어요. 떼어내서 다시 붙이려 했더니 필름이 늘어났어요. 늘어난 필름은 다시 붙여도 주름이 잡혔어요.

결국 신발장 한 면을 세 번 다시 붙였어요. 세 번째에 그나마 봐줄 만하게 됐어요. 필름 한 롤을 거의 다 썼어요. 1만8천원짜리였어요.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냐고요

두 달에 걸쳐서 조금씩 했어요. 페인트 포인트 벽은 완성됐어요. 인테리어 필름도 어찌어찌 붙였어요. 선반도 결국 달았어요, 두 번째 구멍에요.

가까이서 보면 어설퍼요. 필름 가장자리가 살짝 들뜬 곳도 있고, 선반이 0.5도쯤 기울어진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1미터 떨어져서 보면 그럭저럭 괜찮아요.

총 비용은 재료비 포함해서 43만원이 들었어요. 업체에 맡겼을 때 견적 500만원의 9% 수준이에요. 그 차이는 시간과 실수로 메웠어요.

항목 계획 실제
소요 기간2주2개월
재료비20만원43만원 (실수로 재구매)
사고 횟수03회 이상
완성도유튜브처럼1m 거리에서 봐줄 만함

유튜브가 알려주지 않는 것들

1. 실수한 장면은 편집돼요. 유튜버들은 10번 실수하고 11번째를 올려요. 우리는 그 11번째만 봐요.

2. "적당히"는 경험치예요. 페인트를 적당히 묻히는 법, 드릴을 적당한 힘으로 누르는 법. 이건 몸이 기억해야 하는 거라 영상으로는 배울 수 없어요.

3. 전세 집에서 실수하면 돈이 나가요. 구멍 나면 원상복구해야 해요. 이 긴장감은 유튜브에 없어요.

4. 혼자 하면 두 배로 걸려요. 영상에서 두 명이 같이 하는 장면, 유심히 보세요. 많아요.

그럼에도 후회하냐고요

아니요. 이상하게 안 해요. 벽에 구멍 낸 날은 진짜 멘붕이었는데, 지금 그 선반을 볼 때마다 "내가 달았다"는 게 느껴져요. 어딘가 뿌듯한 감정이 있어요.

그리고 이제 드릴 각도 잡는 법, 필름 붙이는 요령, 페인트 롤러 조절하는 감각이 몸에 생겼어요. 다음 이사 때는 훨씬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 집 벽에도 구멍을 낼 수도 있겠지만요.

셀프 인테리어 시작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 유튜브 영상은 성공한 장면만 담겨 있어요

· 처음 하는 작업은 반드시 버려도 되는 재료로 먼저 연습하세요

· 전세 집이라면 구멍·페인트·필름 모두 원상복구 비용을 미리 계산하세요

· 혼자 하기 어려운 작업은 있어요. 도움을 구하는 게 더 빠릅니다

· 완성도 100%는 포기하세요. 1m 거리에서 괜찮으면 성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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